7편. 집 수리비, 누가 내야 할까? 임대인과 임차인의 수선 의무 범위

민법 제623조에 따르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, 계약 존속 중 그 사용,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가 있습니다. 반면 임차인에게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(선관의무)가 있죠. 법조문은 어렵지만, 원칙은 간단합니다. **'큰 건 집주인, 작은 건 세입자'**입니다. 하지만 그 '크고 작음'의 경계가 애매할 때가 많죠.

1. 임대인(집주인)이 부담해야 하는 경우: "살 수가 없잖아요"

집의 구조적인 결함이나 주요 설비의 노후화로 인해 정상적인 거주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무조건 집주인의 몫입니다.

  • 보일러 및 배관: 겨울철 보일러 고장, 수도관 파열, 층간 누수 등은 대표적인 임대인 수선 범위입니다. (단, 한파 때 관리를 소홀히 하여 동파된 경우는 임차인 과실이 잡힐 수 있습니다.)

  • 벽면 곰팡이: 건물의 단열 문제나 누수로 인한 곰팡이는 임대인이 해결해야 합니다. 하지만 환기를 전혀 시키지 않아 발생했다면 분쟁의 소지가 있습니다.

  • 창문 유리의 파손: 지진이나 강풍 등 자연재해로 깨진 경우나 노후된 창틀 문제는 임대인이 고쳐줘야 합니다.

2. 임차인(세입자)이 부담해야 하는 경우: "소모품은 알아서"

집의 기본 성능에는 문제가 없지만, 살면서 닳고 없어지는 소모품이나 본인의 부주의로 고장 낸 것은 세입자가 해결해야 합니다.

  • 전등 및 수도꼭지: 형광등 교체, 샤워기 헤드나 줄, 세면대 팝업 등 소소한 소모품은 세입자가 직접 교체하는 것이 관례입니다.

  • 도어록 건전지 및 변기 막힘: 본인의 사용 부주의로 변기가 막히거나, 도어록 배터리가 방전된 것은 세입자의 책임입니다.

  • 고의나 과실에 의한 파손: 못질을 과하게 해서 벽면이 크게 훼손되었거나, 반려동물이 벽지를 뜯어놓은 경우 등은 당연히 세입자가 원상복구 해야 합니다.

3. 가장 많이 싸우는 '벽지와 장판'은?

전세냐 월세냐에 따라 관행이 조금 다릅니다.

  • 전세: 보통 세입자가 들어올 때 깨끗한 상태를 확인하고 들어오며, 살면서 생기는 오염은 세입자가 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
  • 월세: 임대료에 관리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, 집주인이 도배와 장판을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.

  • 핵심: 하지만 이것은 관례일 뿐 법적 강제사항은 아닙니다. 그래서 제가 4편에서 강조했듯, 계약서 특약에 '도배/장판 비용 부담 주체'를 명시해 두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.

4. 수리비를 청구하는 올바른 순서 (매우 중요)

"내가 고치고 영수증 보내면 주겠지?"라고 생각했다가 돈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. 법보다 중요한 것이 '절차'입니다.

  1. 발견 즉시 사진/동영상 촬영: 고장 난 부위와 주변 상황을 상세히 찍어두세요.

  2. 임대인에게 통보: 반드시 수리 전에 집주인에게 알려야 합니다. "이런 문제가 있으니 수리업체를 불러도 될까요? 아니면 직접 보내주시겠어요?"라고 물으세요.

  3. 수리 과정과 영수증 보관: 집주인의 승낙을 받았다면 수리 기사님의 소견(예: "노후로 인한 고장임")을 메모하거나 녹취하고, 세부 내역이 담긴 영수증을 챙기세요.

  4. 비용 청구: 수리가 끝난 후 즉시 증빙 서류를 보내고 비용을 청구하세요.

5. 집주인이 수리를 거부한다면?

급한 수리(겨울철 보일러 등)인데도 집주인이 연락을 피하거나 거부한다면, 일단 내 비용으로 수리한 뒤 **'필요비 상환청구권'**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.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해당 금액을 더해서 받거나, 최악의 경우 소송을 통해 받아낼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이 과정이 피곤하므로 가급적 대화로 풀되, 모든 대화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필수입니다.


## 7편 핵심 요약

  • 보일러, 누수, 구조적 곰팡이 등 주요 설비는 임대인이 수리 의무를 진다.

  • 전등, 수도꼭지, 건전지 등 소모품과 임차인 과실에 의한 파손은 임차인이 부담한다.

  • 수리 전 반드시 사진 촬영 후 임대인에게 먼저 통보하고 동의를 구해야 비용 청구가 수월하다.

  • '필요비(집 유지비)'는 지출 즉시 청구 가능하고, '유익비(집 가치 상승비)'는 이사 갈 때 청구 가능하다.

## 다음 편 예고

적절한 시기에 수리도 하며 잘 지냈는데, 어느덧 계약 만료일이 다가옵니다. 그런데 집주인도 나도 아무 말이 없다면? 나도 모르게 계약이 연장되는 **'묵시적 갱신'**의 마법이 시작됩니다. 다음 시간에는 묵시적 갱신이 세입자에게 왜 유리한지, 그리고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다뤄보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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